인어가 된 듯한 자유로움

이번 다낭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한적한 해변에서의 물놀이를 이야기할 거예요. 작열하는 태양을 피해 늦은 오후에 찾은 바다는 생각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평화로웠어요. 부드러운 모래사장을 따라 늘어선 야자수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며 마음을 설레게 했죠.

수경을 챙겨 들고 망설임 없이 바다로 뛰어들었어요. 처음에는 조금 차갑게 느껴졌던 바닷물이 금세 몸에 익숙해지면서, 마치 인어가 된 듯한 자유로움을 만끽했답니다. 짭조름한 바닷물에 머리카락이 흠뻑 젖는 것도 잊은 채, 한참 동안이나 물속을 유영하며 저만의 시간을 보냈어요.

물놀이를 마치고 잠시 모래사장에 앉아 숨을 고르는데, 손바닥 위로 하얗고 작은 조개껍데기 하나가 파도에 밀려왔어요. 마치 바다가 제게 건네는 작은 선물 같아서, 한참 동안이나 소중하게 들여다보았답니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바다를 배경으로 앉아 있으니, 낮의 활기찬 분위기와는 또 다른 낭만적인 감성이 밀려왔어요. 찰랑이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이번 여행이 제게 얼마나 소중한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이 되었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어요. 복잡한 생각들은 모두 파도에 실어 보내고, 오롯이 이 순간의 평화로움을 마음에 담아왔답니다. 다낭의 바다는 제게 잊지 못할 아름다운 오후를 선물해 주었어요.